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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장애, 건강, 그리고 전쟁" 장애인 건강 관련 해외언론동향 ['24.12.12]
작성자 관리자11 조회수 134 작성일 2024.12.12
[특집] 장애, 건강, 그리고 전쟁

"전쟁에 관한 장애" ... 가자지구 내 장애인들이 겪는 고통

이스라엘군이 가자 북부 주민들에게 대피를 명한지 약 1년, 9세의 딸을 휠체어에 태운 주헤르 아부 오데(Zuhair Abu Odeh)는 안전한 장소를 찾아 대피하였다. 황급히 이동하던 중 도로의 균열에 휠체어 바퀴가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고, 결국 아부 오데는 딸을 등에 업고 네 시간 반을 이동해야만 했다. 전쟁은 가자지구의 주민 약 200만 명을 집 밖으로 내몰았고, 주민들은 음식, 물, 화장실, 전기 등과 같은 생필품을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에 더해 휠체어, 보청기와 같은 보조 기기의 부족, 도로 및 건물 시설의 파괴는 장애인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아부 오데씨는 딸 라라(Lara)의 새 휠체어를 마련하기 전까지 아이를 병원, 시장, 바다로 늘 업고 다녀야만 했고, 지난 2월 마련한 새 휠체어 역시 임시 대피소 주변의 흙길에서는 무용지물이 되기 일쑤였다.
전쟁 발발 이전, 가자지구에는 약 5만 6천 명의 장애인이 등록되어 있었으며, 그들 중 절반은 신체적인 장애를 겪고 있었다. 분쟁의 발발 이후 어린이 1천 명 이상이 사지 일부를 잃었다고 유니세프가 보고한 가운데 장애를 가진 모두는 전쟁 속에서 가장 소외된 계층으로 남게 되었다. 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는 기본적인 생존에서조차 장애를 겪고 있다. 임시 대피소에서 화장실에 접근조차 불가능한 상황은 그들에겐 단순한 곤란을 넘어 존엄성의 상실을 의미한다. 이스라엘은 2012년 장애인을 보호할 의무를 명시한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U.N. Convention on the Rights of Persons with Disability) 을 비준했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인들에 대한 실질적인 의료 장비 지원, 치료는 여전히 부족한 현실이다.

Adam Rasgon & Bilal Shbair. Gazans with disabilities face 'impossible times' of chaos and war. The New York Times. December 5, 2024.
"전쟁에 의한 장애" ...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장애, 그리고 재활의 희망

 

"트라우마를 통해 당신도 초능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 올가 루드니에바(Olga Rudnieva)

 

바흐무트 시에서 이어진 기나긴 방어전에도 살아남은 세르히 페첸코(Serhiy Petchenko)는 지난 2023년 6월, 전선 밖에서 벌어진 철도 사고로 양손을 잃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페첸코와 같은 군인은 물론, 수많은 민간인이 장애를 겪게 되었으며, 이들 중에는 사지 절단과 같은 중증의 장애를 입은 사례가 적지 않다. 우크라이나 보건부에 따르면, 전쟁이 시작된 이후 약 5만 명에 달하는 군인과 민간인들이 사지절단 수술을 받았다. 전선에서 부상을 입은 이들은 적시에 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더 큰 장애를 겪게 되기도 한다. 
전쟁의 업화 속, 올가 루드니에바(Olga Rudnieva)는 지난 2022년 2월 미사일 폭격이 쏟아지는 리비우(Lviv) 외곽에 슈퍼휴먼즈 센터(Superhumans Center)라는 이름의 민간 재활의료 클리닉을 설립한 후 전 세계의 지원을 받아 전쟁에 의해 장애를 겪게 된 사람들을 돕고 있다. 슈퍼휴먼즈 센터는 전쟁으로 장애를 입은 군인과 민간인을 대상으로 최신 의지(의수, 의족과 같이 신체 부위를 대체하는 인공 장치) 제공, 재건 수술, 재활치료 및 대상자의 사회 복귀를 위한 직업훈련 등을 제공하고 있다. 루드니에바 대표는 "우크라이나는 장애인의 나라로 변모하고 있다"며, "우리는 장애를 정상화해야만 한다, 곧 우크라이나는 장애가 일반적인 나라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페첸코와 그의 아내 안나(Anna)는 슈퍼휴먼즈 센터에게 두 의수와 재활훈련, 그리고 새로운 삶을 꾸려나가기 위한 직업훈련을 받았다. 페첸코는 슈퍼휴먼즈 센터가 그에게 장애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고, 정상적인 삶에 복귀할 기회를 주었다고 전했다.

Zhanna Bezpiatchuk & Anastasiya Gribanova. The woman helping amputees rebuild their lives in war-torn Ukraine. BBC. December 10, 2024.

(대표 이미지 출처: BBC)